마음을 아시는 주여(행1:20-26절)

세례요한이 회개의 세례를 베풀 때부터 예수님께서 부활 승천하실 때까지,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계실 때 열두제자와 항상 함께 다니던 다른 제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께서 직접 선택하여 세우신 12사도는 아니었지만, 항상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제자의 삶을 살았던 자들입니다. 어찌 보면 이들은 열두제자들과는 다르게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주님 한 분만 바라보면서 따라다녔던 충성스러운 제자들이었습니다. 교회 안에는 이렇게 일꾼으로 선택되어 주의 일을 하는 분들도 있지만, 말 그대로 특별한 직분자로 선택받지는 않았지만,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수고하면 충성하는 주님의 일꾼들이 있습니다. 우리 주님은 뭇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분이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충성도 중요하지만, 마음을 보시는 주님 앞에 말없이 충성하는 그런 일꾼들도 우리 주님은 귀하게 여겨주십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일꾼들은 바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충성하던 일꾼들이었는데, 그중에서 가룟 유다를 대신할 자를 선택하는 장면이 소개됩니다. 살펴보면서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첫째, 가룟 유다를 대신할 일꾼을 선택하는 일은 시편에 기록된 대로 순종하는 선택이었습니다.(20절)

오순절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기 전, 제자들은 오로지 힘써 기도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사도 베드로가 다윗의 시편을 인용하면서 예수님을 배신한 가룟 유다를 대신할 다른 일꾼을 세울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이에 모여있던 제자들은 모두 베드로의 말을 동의하고 두 사람을 그 후보자로 천거하게 되었는데, 그 자격은 세례요한의 때부터 예수님께서 승천하실 때까지 12제자들과 동일하게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을 선택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일꾼을 선택하여 세우려는 이유는, 예수님의 부활을 증언하는 사람이 되게 하려는 목적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가룟 유다를 대신할 일꾼을 선택하는 12제자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누구보다도 예수님을 잘 알고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잘 전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세우고자 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모두가 예수님을 충성스럽게 따르는 제자들이었지만 그중에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부활의 증인 역할을 할 사람을 세우고자 했던 것입니다. 이는 결국 마음을 아시는 예수님 앞에 충성스러운 일꾼을 세우려는 행동이었습니다. 이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충성된 일꾼보다, 마음을 아시는 주님 앞에 진실한 충성의 마음을 가진 자를 선택하여 세우려는 노력이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일꾼을 선택하여 세우는 일은, 사람이 보기에 충성되게 보이는 일꾼이 아니라, 우리 주님이 보시기에 충성된 일꾼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두 사람을 천거하였지만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께서 선택하시도록 제비를 뽑아 세우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선택된 사람이 바로 맛디아 라는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우리 주님의 선택을 받아 12제자의 수에 포함되게 된 것입니다.

둘째, 봉사와 사도의 직무를 대신할 자를 선택하여 세우시는 예수님(25-26절)

가룟 유다를 대신할 일꾼은 봉사의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었고, 또한 사도의(보냄을 받은 자) 직무를 대신할 충성된 자를 선택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는 마음을 다하여 주의 일에 봉사할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 세상에 보내신 목적을 잘 알고, 보냄을 받은 자답게 충성된 증인으로서 사도의 역할을 잘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선택하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을 다하고 진실하게 충성할 만한 일꾼을 선택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직 뭇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주님만이 바르게 선택하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회 공동체는 투표를 통해 일꾼을 선택하는 방식을 취하게 되는데, 이는 제비뽑기와 비슷합니다. 누가 선택되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직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우리 주님께서 성도들의 마음 마음을 감동하여 주셔서, 최종 선택의 결과를 얻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주어지는 모든 결과에 대해 겸손하게 순종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일꾼으로 선택을 받은 사람이든, 선택을 받지 못한 사람이나 공통적으로 가져야 할 마음은 우리 주님의 선택과 결정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일인 것입니다. 선택받았다고 해서 우쭐할 것도 없고 선택받지 못했다고 해서 마음 상할 필요도 없습니다. 기억해야 할 것은 선택받지 못했던 요셉도, 이후에 변함없이 여전히 계속해서 충성된 주님의 일꾼으로 기꺼이 주의 일에 충성하였고, 일꾼으로 선택된 맛디아 또한 변함 없이 겸손한 가운데 주의 일에 충성하였음을 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직분자로 선택을 받는 분들도 더욱 겸손하셔야 하겠고, 혹 선택을 받지 못하신 분들이라 하더라도 결코 마음 상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예수님께서는 뭇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선택은 특별한 자격 때문에 일꾼을 선택하신 것이 아닙니다. 다만 조금 더 겸손한 마음을 가진 사람, 그리고 조금 더 진실하게 충성하려는 마음을 가진 그런 사람을 선택하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뭇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예수님의 마음에 합한 자가 되기를 기도하며 끝까지 충성을 다하는 신실한 일꾼이 다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