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이 비현실적이라면?(왕하6:24-7:2)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수많은 말씀이 있습니다. 하지만 약속의 말씀이 현실에 비추어 보면 믿기 어려운 약속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나이 많아 늙어서 죽은 몸과 같은데 아기를 잉태하게 될 거라는 약속도 그러하고, 포로로 끌려가서 소망 없이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백성들에게 예루살렘으로 귀환할 거라는 회복의 약속 또한 현실적으로는 믿어 지지가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부활의 약속이나 재림의 약속 또한 현실적으로 부활을 눈으로 본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잘 믿기가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이렇게 현실이라는 벽 앞에서는 하나님의 수많은 약속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처럼 생각되는 경우가 많음을 보게 됩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는 이루어지지 않을 일들을 거짓되게 약속하신 것일까요? 아닙니다. 하나님의 약속은 당시의 상황으로는 비현실적이었지만 때가 되매 반드시 현실로 이루어진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에도 엄청난 기근과 굶주림으로 사람이 인육을 먹는 비참한 현실에까지 처하게 되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하나님의 약속은 내일 이맘때에 아무 어려움도 발생하지 않은 평상시처럼 곡식을 평상시 가격으로 매매하게 될 거라는 말씀이 주어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먹을 것이 없어서 사람의 인육을 먹는, 짐승만도 못한 일을 벌일 만큼 비참한 상황인데 이러한 약속을 우리가 이 당시의 사람들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요? 오늘 본문을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첫째, 말씀대로 선을 행했는데 절망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면?(24-25절)

쳐들어온 아람 군대의 눈을 멀게 하여 사마리아 한 가운데로 인도했던 엘리사 선지자가 있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엘리사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일어난 사건입니다. 이를 본 이스라엘 왕은 아람 군인들을 죽일까요? 하고 물었지만 선지자는 아람군인들을 잘 먹여서 되돌려 보내자고 하였고 그렇게 순종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시간이 얼마 지나자 아람 왕 벤하닷이 군대를 이끌고 사마리아를 다시 공격하여 포위한 것입니다. 성읍에 갇힌 백성들은 먹을것이 없어서 굶어 죽게 된 현실적인 상황이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로 아람 군인의 눈을 멀게하여 사마리아 한 가운데까지 이끌어왔었는데, 그때 아람 군인을 죽였더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거라는 현실적인 상황과 함께, 그들을 잘 먹여서 돌려보내자 했던 선지자를 생각할 때 원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선을 행했는데, 이 일로 말미암아 오히려 절망적인 어려움이 발생 되었다면 여러분 같으면 어떤 생각이 드시겠습니까? 이스라엘 왕처럼 원망의 마음이 들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실제로 성경에 기록된 약속의 말씀대로 순종하고 살았을 뿐인데, 현실에서는 이상하게도 어려움을 겪게 되고 절망적이고 곤란한 상황이 펼쳐지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그럴 때 우리는 상당히 당황스럽고 믿음을 지키기가 어려운 상황에 놓이곤 합니다. 하지만 바로 이때가 믿음의 진가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말씀에 순종하여 갈릴리 호수 저편으로 건너가다가 큰 풍랑을 만나 생명의 위험을 겪게 되었을 때도, 예수님은 그들을 찾아오셨고,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물 위를 걷는 기적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의심하는 순간 물속으로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예수님은 이러한 베드로에게 믿음이 작은 자여 왜 의심하였느냐? 고 말씀하시면서 베드로와 함께 배에 오르셨습니다. 위기의 순간이지만 믿음의 진가를 나타내 보일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기도 한 것입니다. 아람 군대에게 포위당한 사마리아 백성들이 해야 할 일은 원망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께 도움을 구하는 일입니다.

둘째, 원망과 함께 책임을 전가하며 선지자를 죽이려는 이스라엘 왕(31-33절)

성읍이 포위되어 굶주림이 심각한 상황이면 하나님을 찾고 기도해야 마땅할 것 같은데, 왕은 이 문제의 원인을 만들었다고 생각한 선지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그를 죽이려 하였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왕은 하나님께 기도할 마음도 갖지 못하였고, 아람 군대와 싸울 용기도 없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하나님의 선지자를 죽일 생각만 하였던 것입니다. 이렇게 한다고 해서 굶주림의 문제가 해결될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왕의 생각과 행동은 어리석음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 어쩌면 대부분의 많은 사람도 위기 앞에서 이스라엘 왕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믿음의 사람이면 믿음의 사람답게 위기 앞에서 책임을 전가하거나 누군가를 원망하는 태도는 경계해야 합니다.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하나님을 찾고 기도하며 전심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입니다. 사실 대적에게 포위를 당하여 굶주림이 심각한 상황이면 왕으로서 겸비한 태도를 가지고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나아가는 것이 맞는 행동일 것입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분명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왕처럼 그 위기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하거나, 원망과 함께 선지자를 죽이려는 태도는 분명 그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힘든 일이 일어날수록 그리고 말씀대로 선을 행하고 순종하며 살았는데도 어려움이 발생하였다면,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며 하나님과 더욱 바른 관계를 지속하면서 은혜를 간구해야 할 것입니다. 바른 믿음, 온전한 믿음은 절망을 이기게 하는 능력이 된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셋째, 하나님의 약속은 현실을 뛰어넘는 능력의 하나님께서 신실하게 이루실 것을 믿어야 합니다.(7:1-2절)

성읍이 굶주림으로 인육을 먹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왕은 옷을 찢고 슬퍼하였으나 하나님을 향한 원망으로 행동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지자 엘리사를 통해 회복을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 약속은 내일 이맘때 굶주림이 가득했던 사마리아 성문에서 고운 밀가루와 보리 같은 곡식을 평상시처럼 거래하게 될 것이라는 약속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대적 아람 군대가 포위하고 있는 상황이 그대로였고, 굶주림의 문제를 해결할 만한 특별한 대책이 전혀 없었습니다. 다만 하나님의 약속을 믿음의 눈을 들어 바라보면서 의심 없이 신뢰할 것인가? 아니면 왕의 한 장관처럼 불신의 태도를 보일 것인가?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자기 생각대로 내일을 계획하며 살아가는 자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과 말씀대로 살아가야 하는 믿음의 사람이라는 사실입니다. 성도는 상황에 굴복하는 사람이 되면 안 됩니다. 끝까지 약속의 말씀을 붙들고 나아가야만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믿음은 더욱 견고해질 것입니다. 또한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하나님의 방법으로 절망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약속의 말씀을 불신하던 한 장관은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놀라운 결과를 눈으로는 보았지만, 누리지는 못하였고, 결국 사람들에게 밟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말과 병거 소리로 아람 군대를 놀라게 하여 도망가게 하였기 때문에 백성들이 그들이 버리고 간 곡식들을 탈취한 결과 하나님의 말씀처럼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일하심은 기이한 일 하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