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자로 충성하자(요21:15-25절)

예수님의 부활 이후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긴 하였지만, 제자들과 계속 함께 있지는 않으셨습니다. 부활 이후 승천하실 때까지 여러 번 나타나셨는데, 오늘 본문에서는 제자들에게 세 번째 나타나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자들은 예수님이 보이지 않기만 하면 방향을 상실한 배처럼 예수님께서 부여하신 사명을 잊어버리고 인간적인 생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이곤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 이후 세 번째 나타나셨을 때에도 베드로를 비롯한 여러명의 제자들은 옛날에 그러했던 것처럼, 물고기 잡으러 갈릴리 바다(호수)로 나가 있었음을 보게 됩니다. 밤이 지나고 날이 새어갈 때까지, 그물질을 했지만 한 마리도 고기를 잡지 못한 상태였던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찾아오셨고,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제자들에게 배 오른편으로 그물을 던지라 말씀해 주셨습니다. 말씀대로 순종하여 그물을 던지자 그물을 들어 올리기 힘들 정도로 물고기가 많이 잡히게 되었습니다. 사도 요한이 예수님을 먼저 알아보고 다른 제자들에게 예수님이시다, 라고 하자 베드로는 급한 성격 그대로 겉옷을 걸치고 바다로 뛰어내려 예수님께로 나아갔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육지에서 200규빗 정도의 짧은 거리였기 때문에, 작은 배를 이용해서 물고기를 잡은 그물을 끌고 육지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밤새 고기 잡느라 피곤하고 배도 고플 제자들을 위해 예수님은 아침 조반을 준비해 두셨고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드디어 부활 이후 세 번째 만나게 된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무슨 말씀을 하셨을까요? 살펴보면서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첫째, 베드로에게 다시금 사명을 부여하시는 예수님(15-17절)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세 번씩이나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라고 같은 질문을 하셨습니다. 처음 질문 때에는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셨고, 두 번째는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째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라고 물으셨습니다. 사실 같은 질문을 조금 다르게 표현하신 것입니다. 그때마다 내 어린양을 먹이라, 내 양을 치라, 내 양을 먹이라고 사명을 부여해 주셨습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제자로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다른 그 어떤 것도 아닌 주님을 향한 진실한 사랑이었던 것입니다. 세 번씩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었던 베드로였기에 세 번씩 같은 질문을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에 근심하기는 하였지만, 진실한 사랑을 고백하자 결국 사명을 다시금 부여하시면서 용기를 북돋우어 주셨던 것입니다. 실패자였던 베드로를 다시 사명자로 충성할 기회를 허락해 주신 것입니다. 이는 베드로뿐만 아니라 다른 제자들에게도 마찬가지였던 것입니다. 비록 베드로처럼 실패의 경험이 우리에게 있다고 할지라도 주님과의 친밀한 사랑을 회복하기만 하면 우리도 또다시 사명자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우리를 변함없이 사랑하시는 예수님처럼 주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도 진실한 사랑으로 지속해야만 할 것입니다.

둘째, 사명을 감당하려면 주님이 원하시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18-19절)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명을 부여하시고 나를 따르라 말씀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그의 앞날에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주셨습니다. 베드로는 사명을 감당하다가 결국 순교를 당하게 될 것을 알려주셨던 것입니다. 그때 하셨던 말씀이 본문 18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본문 18절입니다. “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이는 베드로가 앞으로 사명을 감당하다가 늙어서는 순교를 당하여 죽게 될 것을 미리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이 말씀에 따르면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다고 말씀합니다. 이처럼 베드로를 비롯한 우리들도 때때로 주님이 원하는 곳으로 달려가기보다, 내가 원하는 곳으로 달려갈 때가 많았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사명자는 내가 원하는 곳으로 나아가는 자가 아닙니다. 사명자는 오직 주님이 원하시는 곳으로 나아가는 자여야 합니다. 베드로가 주님이 원하시는 곳으로 나아가다가 순교를 당한다면 이는 하나님께 영광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베드로가 끝까지 사명자의 모습이 아닌 자기가 원하는 대로 나아가는 삶이었다면 결코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인생은 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주님이 원하시는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내가 원하는(욕심을 따르는) 길에서 돌아서야만 합니다. 만일 주님을 향한 진실한 사랑을 회복하기만 한다면, 주님이 원하시는 사명자의 길을 베드로처럼 충성스럽게 걸어가게 될 것입니다.

셋째, 우리는 각자가 부여된 사명에 충성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20-25젊)

베드로는 자신의 앞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는 사도 요한의 앞날에 대해서도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본문 21절에서 이렇게 질문합니다. “...주님 이 사람은 어떻게 되겠사옵니까?”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해 주셨습니다. 본문 22절입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올 때까지 그를 머물게 하고자 할지라도 네게 무슨 상관이냐 너는 나를 따르라 하시더라” 이 말을 들은 베드로와 다른 제자들은 사도 요한이 죽지 않을 거라고 믿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런 뜻으로 말씀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상관하지 말고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에 충성할 것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사명자는 ‘나를 따르라’ 말씀하시는 예수님을 따라 자기에게 부여된 사명에만 충성하면 되는 것입니다. 사명자는 다른 형제들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신경 써야 할 사람이 아닙니다. 다른 형제들에 대해서는 오직 우리 주님께서 주관하시고 책임지실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기에게 주어진 사명에만 충성하며 살아가면 된다는 것입니다. 믿음의 사람에게는 그 믿음의 분량을 따라 은사도 다르고 주어진 사명도 각각 다르다는 사실을 우리는 간과하지 않아야 합니다. 내게 주어진 일은 제대로 충성하지 않으면서 남의 일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이는 참으로 어리석은 자가 되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내 인생과 다른 사람의 삶을 비교하지 않아야 합니다. 각자에게 주어진 은사도 다르고 사명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맡은 자의 구할 것은 충성이지 비교하거나 시기하는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사명을 감당하는 척도는 성공이 아니라 충성이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