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다윗은 엔게디 한 동굴에서 사울을 죽일 기회를 맞이했지만 그때도 다윗은 여호와의 기름부음 받은 자를 함부로 죽이지 않도록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경계했었습니다. 사실 다윗 자신도 사무엘을 통해 이미 기름 부음을 받은 자였고 사울 왕도 기름 부음을 받은 자였지만, 여호와께서 기름 부으신 자를 죽이는 일을 하나님이 금지하신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던 다윗은 두 번째 기브아 하길라 광야로 자기를 죽이려고 군대 3천을 이끌고 온 사울을 보았지만, 이곳에서도 다윗은 여전히 사람의 생각이나 현실을 앞세우지 않았고 오직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울을 죽이지 않는 바른 선택을 하게 됩니다. 사람들 보기에 다윗의 이런 선택은 원수를 없앨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으로만 인식 되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생각은 어떠하실까요? 살펴보면서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첫째, 왕(다윗)과 왕(사울)의 만남은 하나님이 누구와 함께 하시는 지를 보여주었다.(1-5절)

지난번 엔게디 동굴에서의 사건으로 사울은 다윗에게 항복을 선언했었지만 십사람들이 다윗을 고발하자 또다시 군대를 동원해서 다윗을 죽이려고 시도하는 어리석은 사울을 만나게 됩니다. 사울은 하나님께서 사울 자신을 버리시고 다윗을 선택하셨다는 사실을 지난번 엔게디에서도 스스로 고백했었는데, 이제 또다시 군대 3천을 거느리고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 하나님이 기름 부으신 다윗을 죽이려고 찾아온 것입니다. 여호와의 기름 부으신 자를 죽이는 것을 하나님이 금하신다고 확신한 다윗과는 다르게 사울은 오직 자신의 왕권에 대한 탐욕과 악한 생각으로 그 수단마저 악한 방법을 자처하는 어리석음을 보여주었던 것입니다. 한편 다윗은 자신의 무죄함을 증명하고 원수갚는 일이 사람에게가 아닌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행동과 고백을 하게 됩니다. 사울 진영으로 몰래 내려가서 사울 왕의 창과 물병을 몰래 가져가는 일이었습니다. 둘 다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았지만, 인간적인 욕심으로 행하는 사울과 오직 하나님의 뜻을 따르려는 다윗의 행동은 분명 하나님께서 어떤 사람과 함께하시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었던 것입니다.

둘째, 원수를 죽이고 왕이 될 수 있었지만 아비새 마저 설득하면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다윗(6-9절)

내 코가 석 자라는 말이 있습니다. 다윗과 함께 한 일행들은 언제든지 사울 왕의 위협을 피해 도망 다녀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누구든지 자신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원수 같은 자를 죽일 기회가 온다면 그냥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어쩌면 사울을 죽일 수 있는 그런 상황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은혜라고 하면서 대부분은 합리화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이런 현실적인 상황조차도 자신의 왕권이라는 욕심을 채우기 위해 합리화하거나 사울을 결코 죽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는 다윗이 상황을 해석할 때 하나님의 말씀 중심으로 현실을 해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사울 왕은 오로지 자기 왕권이라는 탐욕 때문에 하나님의 뜻이 아닌지를 알면서도 인간적인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일을 서슴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사울 왕과 신하 아브넬을 비롯한 모든 사람을 깊이 잠들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사울의 창과 물병을 몰래 가져올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다윗은 사울보다도 더 강한 자가 되어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셋째, 악을 행한 자는 하나님이 치십니다.(10-12절)

사울을 죽일 기회가 왔을 때 다윗은 여호와의 기름 부으신 자를 죽이는 것을 하나님이 금하신다고 하면서 이런 고백을 하였습니다. 본문 10절입니다. “다윗이 또 이르되 여호와께서 살아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여호와께서 그를 치시리니 혹은 죽을 날이 이르거나 또는 전장에 나가서 망하리라” 이렇게 다윗은 하나님의 기름 부음을 받은 사울을 자신이 직접 죽이지 않더라도 하나님께서 때가 되면 치실 것을 분명하게 확신했던 것입니다. 사람의 생사화복이 하나님께 달려있음을 다윗은 분명 알고 오직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다윗을 죽이려는 사울 왕과 신하들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서 몰래 창과 물병만 가져오려는 시도는 대단한 위험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들키기라도 한다면 목숨을 부지하기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사울을 향한 자신의 무죄를 계속해서 입증하려 했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행동하려는 믿음을 보였던 것입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왕이 될 때까지 인간적인 수단과 방법을 내려놓고 그때를 기다리는 다윗은 우리가 따라야 할 신앙의 모범이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