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는 세상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이 일어납니다. 자신의 탐욕과 욕망 그리고 야망을 이루기 위해 서로의 관계에서 믿음을 배신하는 일들이 너무도 흔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죄에 종노릇 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보여주는 세상의 모습입니다. 오늘 본문에도 이러한 배신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악한 시기의 마음으로 예수님을 죄인으로 몰아 죽이려는 자들과 자신의 기대와 생각과는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예수님에 대한 불만으로 예수님을 배신하고 팔아넘기려는 제자가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 가운데 예수님을 향한 놀라운 사랑으로 값진 나드 향유를 예수님께 부어 드리는 진정한 헌신의 모습 또한 함께 소개되고 있습니다. 살펴보면서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첫째, 죽음을 예고하시는 예수님과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는 종교 지도자들(1-5절)

유월절을 앞두고 예수님은 당신이 십자가에 달리기 위해 팔리게 될 것을 예고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때를 같이하여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은 예수님을 시기하여 잡아 죽이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이들의 생각은 유월절 명절이 곧 다가오니까 명절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예수님을 따르는 무리도 많으니 민란이 일어날 것을 염려하여 명절에는 하지 말고 명절 지나서 이 음모를 시행하자고 서로 논의한 것입니다. 종교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명절에는 죽이지 말자고 의논한 것이지만, 유월절 어린양으로 오신 예수님께서는 유월절 명절에 죽임을 당할 것을 미리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명절 이후에 예수님을 죽이려는 악한 의도를 지닌 자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예수님께서는 유월절 어린양으로 오신 분이심을 분명하게 알게 하시려고 당신의 십자가 죽음과 그 시기를 미리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이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이 단순히 악한 음모를 꾸민 종교 지도자들 때문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죄악 가운데 있는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이 일을 계획하시고 이루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이 일이 지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때에 맞추어 예수님은 이 놀라운 인류 구원을 위한 십자가 대속의 죽음을 친히 담당하심으로서 하나님의 구원 언약을 성취하시는 놀라운 사건이 바로 십자가 대속의 죽음이라는 것입니다. 그 결과로서 인류 구원의 은혜가 주어지게 되었고 하나님 아버지께는 영광을 돌리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어찌 보면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의 죽음이 세상의 눈으로는 비참해 보이고 실패로 보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놀랍게도 이 십자가 사건을 통해 예수님을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이 되게 하실 뿐 아니라, 모든 무릎을 예수님의 이름에 꿇게 하심으로서 예수님을 가장 존귀하게 높여주시는 위대한 일을 시행하신 것입니다. 이렇게 악한 자들의 음모는 명절 이후에 죽이려는 계획이었지만 예수님은 스스로 명절에 십자가 죽임을 당하심으로서 이것이 사람의 계획대로 된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따라 진행된 사건임을 분명하게 보여주셨던 것입니다.

둘째, 제자의 배신과 여인의 진정한 헌신(6-16절)

제자 중 하나인 가룟유다는 은전 30에 예수님을 팔아넘길 기회를 찾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치적인 메시아를 기대했던 유다는 자신의 기대와 다르게 죽음을 이야기하는 예수님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고, 물질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자신의 가치 기준과는 다르게 예수님의 생각이 너무도 현실감이 떨어지는 생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과 자기는 정말 안 맞는다고 결론을 내리게 된 것입니다. 이에 결국 자신이 따르던 스승인 예수님을 팔아넘기기로 작정하였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팔아넘기는 값으로 은전 30을 받게 되었는데, 이 값은 당시 노예 한 사람의 값일 뿐이었습니다. 겨우 은전 30에 스승을 배신하고 팔아넘기려는 가룟유다의 모습은 너무도 황당할 정도입니다. 이런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1년 치 노동자의 품삯에 해당하는 300데나리온도 더 나가는 값어치의 나드 향유를 예수님을 위해 헌신적으로 부어 드린 한 여인의 헌신적 사랑은 복음이 전파되는 곳마다 이 여인이 행한 일도 알려지게 될 거라고 칭찬하시면서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비싼 향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을 도와주는 것이 좋았겠다고 말하며 여인을 책망하던 제자들과는 다르게 예수님은 이 여인의 행동이 예수님의 장례를 미리 준비한 특별한 헌신이었다는 사실을 말씀하심으로써, 300데나리온의 값어치가 나가는 나드 향유를 예수님께 부어 드린 여인의 행동은 허비했다고 비난받을 만한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인류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희생적 죽음을 미리 준비한 헌신적인 사랑이기 때문에 칭찬받아 마땅한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가난한 자들은 언제든지 마음만 있으면 구제할 수 있는 일이지만, 십자가 대속의 죽음을 앞두신 예수님께 나드 향유를 부은 이 행동은 장례를 미리 준비한 것으로서 더 말할 나위 없는 가치 있는 헌신적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제자의 삶이 가난한 자들에 대한 의무보다 예수님에 대한 헌신이 우선되어야 함을 분명하게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사실 인류 구원의 역사를 성취하시는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의 가치는, 장례를 위해 부어 드린 300데나리온의 나드 향유가 결코 비싼 가치로 허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귀한 것을, 다 드린다고 해도 예수님의 구속적 사랑과 희생을 능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주님을 위해서라면 나에게 귀하게 여겨지는 그 어떤 것도 기꺼이 다 드릴 수 있는 그런 헌신적인 사랑의 마음이 주님을 따르는 우리의 마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