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기회로(창1:28. 롬12:15-16절)

요즘 우리는 위기라는 단어를 입에 달고 삽니다. 기후 위기, 금융 위기, 국제정세 위기, 남북관계 위기, 코로나 위기 등 다양한 위기와 직면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어떤 위기보다, 가장 근본적이면서 본질적인 위기는 ‘가정의 위기’라 할 것입니다. 가정의 위기 중에서도 특별히 ‘결혼’과 ‘출산’의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먼저, 결혼문제에 있어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젊은 세대가 결혼하지 않는 이유가 있습니다. 남성의 경우에 낮은 소득, 주택마련 비용, 결혼생활 유지 비용 등 자신의 경제적 문제로 인해 결혼하지 않는다는 게 40%가 넘었습니다. 여성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상대 남성의 경제적 조건은 물론이고, 본인의 경제적 문제가 결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22년 가임여성 1명당 출산율을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이 ‘0.78명’이라고 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이 1.59명인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1명이 안 되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지난 17년 동안 출산율을 높이겠다고 쏟아부은 돈이 자그마치 320조였습니다. 그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는 저(低)출산을 넘어서, 이제는 초저(超低)출산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비혼 선언이 마치 유행이나 되는 것처럼 번져나갔고 저출산으로 인해 소아과 폐업이 계속되어지며, 심지어 학령인구(學齡人口) 감소로 도심의 학교들이 폐교되어지는 상황까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절박한 현실 속에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이겠습니까?

첫째. 교회는 성경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창세기 1장의 6일간의 창조에서 백미는 인간 창조였습니다. 그리고 인간 창조 이후, 하나님께서 인간들에게 주신 첫 번째 명령은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창세기 1장 28절입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이것을 우리는 문화 명령(Cultural Mandate)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 세 가지 명령, ‘생육’, ‘번성’, ‘충만’은 모두 ‘생명’과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즉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은 ‘생명의 재창출’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것이고 특별히 창조 세계에 대한 청지기적 사명을 가진 인간은 더더욱 생명 재창출에 순종해야 할 사명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온 인류가 죄로 인해 물 심판을 받은 이후 노아에게 어떤 명령이 떨어졌는지 보십시오. 창세기 9장 1절입니다. “하나님이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이는 창세기 1장의 명령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왜 똑같은 명령이 반복되고 있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생명 재창출, 생명 번성 명령은 변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렇다면, 인간은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고 말씀하신 하나님께 순종하는 방법이 무엇입니까? 창세기 2장 24절입니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바로 결혼을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직접 디자인하신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을 통해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라는 명령에 순종하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저출산 대응 2030 청년 긴급 간담회’가 개최되었습니다. 결혼과 임신·출산에 대한 청년들의 생각을 듣기 위함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미혼 청년들은 자신들이 왜 결혼하지 않는가에 대해 세 가지로 대답했습니다. 첫 번째는 ‘안정적인 내 집 마련’이 어렵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미래를 보장해 줄 일자리’가 없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결혼할 경제적 여건’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쉽게 말해, 불완전한 미래 때문이라는 겁니다. 오늘날 미혼 청년 세대의 시선이 ‘현실’이라고 하는 환경에 집중되어 있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교회는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야 할까요? 가장 먼저, 결혼과 출산에 관한 성경적 세계관을 바로 세워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결혼을 통해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직접 디자인하셨다는 사실과 그 가정을 통해 하나님 나라의 통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교회 안에서 좋은 가정들을 세워 롤모델로 삼는 것입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그 어떤 이론보다 강력한 것은 좋은 가정들을 직접 경험하는 것입니다.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 결혼의 기쁨을 알게 하고 출산의 의미와 행복을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둘째. 교회는 2,000년 기독교 역사 속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개혁교회와 개혁자들은 흑사병이라는 사회의 위기를 교회와 하나님 나라를 위한 기회로 삼았습니다. 병들어 고통받는 사람들을 외면하기보다 오히려 그들을 찾아가 위로했고, 죽음을 앞둔 자들의 고통을 오히려 천국 소망을 전달할 은혜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그들은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며, 당면한 사회의 문제를 교회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그 해결을 위해 온 마음과 정성을 쏟았습니다. 이렇게 종교개혁시대 교회와 개혁자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결과, 오늘날 위대한 개혁교회가 세워지게 된 것입니다. 바로 이 모습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결혼과 저출산 문제를 대하는 교회의 태도가 되어야 합니다. 왜 젊은 청년들이 결혼을 꺼리고 있는지, 왜 젊은 부부들이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라는 기쁨 앞에서 망설이고 두려워하는지, 교회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며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고민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함께 울고 웃는 공감의 자세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롬12:15-16절입니다.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 서로 마음을 같이하며, 높은 데 마음을 두지 말고 도리어 낮은 데 처하며, 스스로 지혜 있는 체하지 말라”

셋째, 교회와 국가가 함께 해법 찾기에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교회와 세상 정부가 함께 합력하여 결혼과 저출산 문제의 디아코니아(섬김)를 이루어 낼 수 있을까요? 이 문제에 대해서 카이스트 명예교수이신 이재규 장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정책 중 교회가 동참하여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예를 들어, 직장에 어린이집을 의무화하거나 방과 후 교육을 위해 학교 공간을 활용하듯이, 교회의 공간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가 평일에 교회 시설을 개방해서 어린이 놀이방, 방과 후 교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면 좋겠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차세대가 교회를 찾아오고, 교회가 사회 문제 해결에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이 시대에 필요한 사회선교일 것이다. 다음 세대의 출산과 양육으로 교회와 나라가 든든해져야 불우한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교회가 인적 자원과 공간적 자원을 제공하고, 정부는 그에 따른 재정적 지원과 다양한 후원을 제공하면 된다는 것입니다. 이제 더는 한탄만 하고 있을 수 없습니다. 결혼과 저출산 문제 앞에서 10년, 아니 100년을 내다보고 교회와 정부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할 것입니다. 진리의 말씀을 따라,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당면한 사회문제 해결의 지혜를 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의지하시는 우리 충현의 가족들이 다 되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