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갈등이나 분쟁이 일어나면 부정하고 싶은 심리적인 욕구가 있다. 즉 성령의 보호와 세우심에 따라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한 거룩한 교회 안에 갈등은 있어서도 안 되며 있을 수도 없다는, 원리와 현실의 차이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욕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가 구원과 축복의 현장이기는 하지만 신앙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불안과 갈등, 긴장과 고통이 때로는 필요하고 교회의 구성원들 또한 그 고통과 괴로움의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

교회의 갈등은 비정상?

교회는 불완전한 세상 속에 존재하며 불완전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교회 내에 갈등이 있다는 것은 극히 정상적이며 교회를 건강하게 하는 데 필요한 요인이 된다. 교회도 사회에 포함된 기관이며 하나의 조직체로서 갈등에 있어서 독특한 환경을 갖는다. 왜냐하면 교회는 사회적으로 성장배경이 다르고 개인의 욕구가 다른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갈등을 두려워하고 회피하고자 하는 이유에는 갈등이 가지는 역기능적 요소들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에서의 갈등은 교인과 교인 간에 적대감, 반목, 시기, 질투, 심지어 폭력 등을 초래할 수 있으며, 영적으로 심리적으로 이성을 잃어버리고 흔들리게 된다. 이는 교회공동체 파괴로 이어질 수 있다. 영적 전투의 최전방에 서있는 교회를 사단은 기회가 있는 대로 다양한 전략을 통해 공격한다. 특히 갈등이 생길 때 서로의 입장을 잘 듣지 못하게 하고 불신하게 하며, 질투와 반목을 하게 한다. 그래서 사단은 교회공동체 내부에 갈등이 일어날 때 그것을 장기적으로 끌기 위해서 교회 공동체에 자중지란을 가져오고, 교회분열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갈등이 극단화되고 만성화되면 결국 교회가 완전히 분열되는 경우도 있다. 갈등이 심해지면 하나님 중심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고, 상식에서 벗어난 생각과 말과 행동을 하게 된다. 교회를 살려야 한다는 생각보다 교회가 분열되더라도 상대방을 파괴시키려고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갈등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은 갈등이 조직의 생존에 불가결한 적응과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갈등이 없으면 조직은 정체되고 심한 경우에는 사멸의 운명을 맞게 된다고 본다. 또한 갈등은 의사결정의 질을 개선하고 창의성과 혁신을 촉구하며 조직 구성원들로 하여금 조직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갈등이 가지는 유익이 있다 할지라도 목회자에게나 신앙공동체에게나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갈등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적당한 갈등은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순기능적 역할을 한다. 그래서 갈등을 미리 최소화하고 야기된 갈등을 성숙하게 처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갈등의 원인에 대한 총체적인 진단과 그에 다른 해결책을 찾는다면 갈등은 언제든지 교회성장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갈등은 교회성장 밑거름

교회 내 갈등을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역기능을 감소시키고 순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다. 갈등을 부인하거나 회피하기 보다는 갈등관리를 통하여 교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해야 한다. 갈등의 당사자인 목회자와 평신도가 하나님 앞에서 서로에 대해 마음을 열고 진실하며 겸손한 태도로 접근하며 갈등의 골이 깊게 생기기 전에 좋은 방향으로 해결해야 한다. 갈등의 상황에서 서로를 비난하고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정죄하면 교회는 파국으로 갈 수밖에 없다.

교회에서의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우선, 갈등의 단계에 맞는 해결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교회에 갈등이 생기면 목회자는 갈등의 원인과 진행단계를 이해하고 각 단계에서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를 알고 대처할 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둘째, 교회 내 갈등 관리 모델은 윈-윈(win-win)이다. 교회 내 모든 갈등은 상대적이고 쌍방적이라는 것이다. 갈등관리는 어느 한 편이 패배하고 다른 한 편이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쌍방이 승리하는 모델이 되어야 한다. 한쪽이 승리하고 한 쪽이 패배하는 갈등관리 정책의 최대 피해자는 목회자 자신이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갈등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교회 내 갈등은 교회가 부패하는 것을 막아주고 현상유지에 만족하고 영적으로 잠자는 교회 공동체를 깨우는 하나님의 음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므로 갈등을 회피하거나 억압하기 보다는 오히려 변화를 격려하며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