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이 사람들 앞에서 소돔 왕이 준다는 많은 재물을 거부하고 돌아서는 모습은 정말 폼이 났습니다. 그러나 폼만 났을 뿐입니다.

아브라함이 자기의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요? 그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인데 말입니다.”

“받지 않은 걸 후회했을까요?
조금 허탈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아마도 그랬겠죠. 그도 사람이니까요.
자기들을 구했다며 환호하던 그 땅의 사람들도 없어지고 자기 땅 한 뼘 없는 나그네의 자리로 돌아갔을 때 아브라함도 허전했을 겁니다.

하나님이 그 마음을 아시고 다시 나타나셨어요. 전에 조카 롯이 좋은 땅을 차지하고 떠났을 때도 아브라함을 위로하셨던 하나님이 비슷한 타이밍에 또 나타나셨지요.

아브라함의 마음을 헤아려주신 하나님은 참 좋으신 분이시죠?

만약 하나님이 아브라함의 마음만 헤아려주셨다면 이걸 성경에 기록할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성경은 성경의 위인들을 부러워하라고 읽는 책이 아니라 그들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이 성경을 읽는 우리에게도 향해있다는 걸 증거하는 책이니까요.”

“하나님은 ‘내가 너의 상급’이라고 하셨습니다.
전리품을 얻지 않은 아브라함에게 하나님께서 전리품이 되어주시겠다는 겁니다. 또 하나님은 ‘내가 너의 방패’ 라고 하셨습니다.

이게 참 묘한 정치적 역학인데요.
아브라함이 가나안 주민들을 구하긴 했지만 이젠 가나안 주민들이 아브라함을 가나안 산지를 떠도는 유목민 정도로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언제든지 자기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한 거죠. 아브라함도 눈치가 있으니 그런 분위기를 감지했을 겁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이런 불편함을 헤아리시고 ‘내가 너의 방패가 되어주겠다, 내가 너를 지켜주겠다’ 말씀하신 겁니다.

아브라함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불안과 두려움을 건드리신 거죠. 하나님은 그런 분이십니다.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시자 아브라함은 자기에게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소원을 하나님께 솔직하게 아룁니다. 그에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식이 없다는 것이었지요.

고대 사회에서 아들은 너무도 중요한 부분이잖아요?
그런데 아브라함에게는 아들이 없었습니다.

아무리 재산이 많고, 전쟁에서 이겨서 영향력이 크고, 하나님이 지켜주신다고 해도 아쉽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한 부분이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런 아브라함에게 자손을 약속하셨습니다. 창세기 15장 6절에 보면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면 그대로 순수하게 믿었습니다. 하나님은 그걸 기뻐하셨고, 아브라함의 의로 여기셨지요.

기독교의 의는 사람이 얻어내는 게 아니라 하나님이 부여해주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처음 기독교를 접한 사람들이 이 개념에 적응하기가 좀 어렵습니다. 하나님은 또 가나안 땅을 줄 것이라 약속하셨습니다. 자손을 주시겠다고 할 때는 순순히 믿었던 아브라함이 이번에는 그걸 어떻게 알겠느냐며 하나님께 여쭈었습니다. 증거를 요구한 것입니다.

일종의 계약서 같은 거죠.

이에 하나님은 제물을 가져오라고 하셨습니다. 아브라함 시대의 계약은 지금 우리가 하는 것처럼 문서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우선 제물을 잡아 반으로 쪼갭니다. 그리고 계약의 당사자가 그 쪼개진 제물 사이로 함께 지나갑니다.

이것은 계약을 위반하면 이 제물처럼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라는 의미로 당시의 계약은 목숨을 건 맹약이었죠. 아브라함이 제물을 준비해서 반으로 쪼개면 누가 그 사이로 지나가야 합니까?”

“아브라함과 하나님이요.”

“그런데 제물 사이로 지나간 건 하나님뿐이었습니다. 창세기 15장 17절에 보면 ‘타는 횃불이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더라’ 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이 불의 모습으로 나타나셔서 혼자 지나가신 겁니다. 이게 하나님이 하신 계약의 아주 독특한 부분이지요.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앞에 불러놓고도 그렇게 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기도할 때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 약속을 많이 합니다. 하지만 그 약속을 제대로 지키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많이 없을 것 같은데요.”

“예, 맞습니다. 사람은 감히 하나님과 약속을 했더라도 연약해서 지킬 수가 없습니다. 쪼갠 고기 사이로 지나갔다간 얼마 지나지 않아 죽임을 당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이 혼자만 지나가신 것입니다. 하나님은 죽지 않는 분이시니까  생명을 담보로 한 게 아니라 존재를 걸고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신 거지요.

그 모습을 보면서 아브라함은 정말 감격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하신 약속은 모든 믿는 자에게도 유효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영적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전에 설명했습니다. 그들은 물리적인 가나안 땅을 얻는 게 아니라 천국을 얻게 됩니다.

어떻게 천국을 얻을 수 있을까요?”

“하나님이 주셔서요?”

“예, 사람은 천국을 얻을 수 있는 계약의 행위를 할 능력이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이 하셨던 약속을 지키시기 때문에 사람이 천국을 얻을 수 있습니다.”

– 대화로 푸는 성경, 강신욱

† 말씀
이르시되 여호와께서 이르시기를 내가 나를 가리켜 맹세하노니 네가 이같이 행하여 네 아들 네 독자도 아끼지 아니하였은즉 내가 네게 큰 복을 주고 네 씨가 크게 번성하여 하늘의 별과 같고 바닷가의 모래와 같게 하리니 네 씨가 그 대적의 성문을 차지하리라
-창세기 22장 16~17절

하나님의 약속은 얼마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예가 되니 그런즉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멘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느니라
-고린도후서 1장 20절

† 기도
우리가 연약하기에 하나님이 약속을 지키셔서 천국을 허락하신 그 사랑과 은혜에 늘 감사합니다. 크신 주님을 온전히 바라보며 믿음으로 순종하며 나아가는 하나님의 자녀되게 하시옵소서.

† 적용과 결단
오늘도 하나님이 약속을 지키셔서 당신에게 한없는 은혜와 사랑을 부어주실 줄 믿고 나아가는 하루되기를 기도하며 결당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