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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라함은 하나님 자신이 방패요 상급이 되어주신다는 말씀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았을 때, 충분히 공감하지 못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상기시켜 드린다.

“주 여호와여 무엇을 내게 주시려 하나이까?

나는 자식이 없사오니 나의 상속자는 이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이니이다. 주께서 내게 씨를 주지 아니하셨으니 내 집에서 길린 자가 내 상속자가 될 것이니이다.”

그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자식을 약속하셨지만, 그것이 긴 시간 이루어지지 않아 이미 자신과 아내의 생식능력이 소실되었음을 항의한다.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니 그 약속이 이루어진 것으로 치기 위해 자신이 경험적으로 가능한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차선책을 제안한다.

아브라함은 자신의 후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으로서 생각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꺼내 든 바 있다. 처음에는 조카 롯을, 그다음에는 엘리에셀을 후계자로 삼으려 했다.

그는 이것을 하나님의 부담을 덜어드리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또 그렇게 일찍 정리가 되어야 기다리며 애타는 심정에서 벗어나 마음이 편안할 수 있다고 보았을 것이다. 그다음에는 여종과 동침해서 이스마엘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단호하셨다. 사람이 자기 방식으로 하나님의 약속을 이룰 수 없음을 분명히 하셨다.

“그 사람이 네 상속자가 아니라 네 몸에서 날 자가 네 상속자가 되리라.”

하나님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을 약속하지 않으신다.

당신의 약속을 이루시는 데 사람의 도움을 섞지 않으신다. 하나님의 약속은 하나님이 친히 이루신다. 우리가 하나님의 광대한 계획을 신뢰할 수 있으려면 우리의 사고 체계와 좁은 경험의 세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익숙하나 좁고 어두운 자기 일상의 틀에서 빠져나와야 하나님을 경험할 수 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데리고 나오셔서 당신이 창조하신 광대한 우주를 보여주신다. 그리고 약속을 상기시키신다. 이처럼 약속이 얼마나 이루어지기 어려운지를 보지 않고 하나님이 어떤 분인가를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믿음을 가질 수 있다.

그제야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믿게 된다. 믿으려고 노력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믿어지는 것이다. 그 믿음을 하나님께서 의로 여겨주신다. 아브라함 스스로 믿음을 만든 게 아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이 믿음을 갖도록 도와주신 것이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그의 믿음을 의로 여기시고 기뻐해 주신다. 더 나아가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다는 느낌과 감동은 아브라함의 기다림의 시간을 지탱하는 구체적인 능력이 되었을 것이다.

그 후에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내가 이 땅을 소유로 받을 것을 무엇으로 알리이까?”라고 땅에 대해 약속의 증표를 요구한다. 하나님은 3년 된 암소와 3년 된 암염소와 3년 된 숫양과 산비둘기와 집비둘기 새끼를 가져다 그 중간을 쪼개고, 그 쪼갠 것을 마주 놓게 하신다.

이는 고대 중동지역의 계약 방식이다.
쪼갠 동물들 사이로 계약의 당사자가 같이 지나간다. 이 약속을 파기하는 쪽은 이 동물들과 같은 죽음에 처할 것이라는 엄중한 서약 행위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하나님은 아브라함은 놔두시고 당신 혼자 이 동물 사이를 지나가신다. 스스로 피조물과의 약속에 속박당하신다. 하나님의 약속은 일방적이었다. 아브라함이 약속을 지킬 의사나 능력이 있고 없음에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그에게 자손과 땅에 대해 약속을 이루겠다고 선언하신 것이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 마음이 흔들릴 즈음, 하나님은 먼저 찾아오셔서 그분의 약속을 상기시켜 주셨다. 아브라함의 됨됨이나 노력과 무관하게 하나님의 약속을 실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셨다. 그리고 그 약속을 역사 속에서 이루어 가셨다.

그 약속을 받은 사람의 할 일은 약속을 이루는 게 아니라,
그 일의 성취를 온전히 하나님께 맡겨드리며, 받은 약속을 품고 하루하루를 기대 가운데 사는 것이었다.

† 말씀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

- 민수기 23:19

† 기도

주님, 사람의 노력으로 이룰 수 없는 약속을 하나님께서 놀랍게 이뤄가시는 줄 믿습니다. 제가 스스로 그 약속을 이루려 하지 않고, 약속 성취의 때와 방법을 주님께 온전히 맡겨드리게 하소서!

† 적용과 결단

주님께서 이뤄가실 약속을 기대하며 오늘 하루도 주어진 시간들에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의 약속을 실행하고자 노력하는 자녀 되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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