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능력으로(고전4:9-21절)

하나님의 교회는 십자가를 짊어지는 복음의 능력으로 살아가는 공동체입니다. 서로 사랑하되 지체의 부족함이나 잘못이 있다면 사랑으로 바로잡아주고 도와주는 그런 공동체입니다. 고린도 교회는 사도 바울이 아버지의 마음으로 돌보며 사랑했던 교회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고린도 교회가 파벌이 생겼고 마음이 서로 하나 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교만한 태도까지 보이는 그런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바울은 더더욱 아버지의 마음으로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돌아보고 권면하며 그들을 돕고자 했음을 보게 됩니다. 이러한 바울의 모습 속에서 참된 교회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알게 됩니다. 살펴보면서 은혜를 나누겠습니다.

첫째, 세상에서 구경거리가 되고 모욕을 겪으면서도 삶을 통해 그리스도를 드러내려 한 바울(9-13절)

바울은 자만에 빠져있던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자신은 그리스도 때문에 어리석고 약하며 세상의 구경거리처럼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이는 바울이 자신을 비롯한 사도들이 삶을 통해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그리스도를 드러내는 삶을 살기 위해 지금까지 최선을 다하였지만, 상대적으로 고린도 교회 성도들은 교만한 태도들 보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은 세상에서 버려진 쓰레기 취급을 받기도 하였고 비천한 상황 가운데 놓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다른 사람들을 위해 섬기는 자로 살아가려고 애썼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실 교회는 예수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주어진 은혜를 기억하고 주님과 세상을 위해 십자가를 지며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어야 마땅하다 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교회는 주님을 위해 살아가는 공동체가 되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죄인 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고, 우리에게 의와 생명을 주신 분이십니다. 또한 하나님께 속한 모든 충만한 복으로 우리를 인도하시는 분이십니다. 따라서 이러한 은혜를 덧입은 성도요 교회인 우리는 마땅히 예수님의 생명을 소유한 자들답게 주님을 위한 삶을 살아내는 것이 당연하다 할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의 뜻은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교회를 통해 복음이 계속해서 전해지길 원하셨습니다. 실제로 교회는 이러한 하나님의 뜻을 따라 복음에 충성하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핍박하며 복음을 거부하고 외면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그럴지라도 교회인 우리는 분명한 하나님의 뜻을 알기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멈출 수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복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섬기는 일은 주님을 따르는 참된 제자의 모습이 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이러한 이유로 교만함 때문에 지금 주님을 따르는 제자의 모습을 점점 잃어버리고 있는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사랑으로 권면하며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아주려고 힘썼던 것입니다. 참된 교회는 삶을 통해 그리스도가 누구신지를 잘 드러내고 알리는 역할을 감당하는 공동체가 되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둘째, 교만에 빠져있는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사랑으로 권면하며 가르치는 사도 바울(14-17절)

사도 바울은 복음으로 낳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믿음의 아들 디모데를 보내어서 바울의 가르침을 전하였고 생각나게 해 주었습니다. 인내로서 섬김의 삶을 끝까지 감당했던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서로를 향하여 형제를 부끄럽게 하는 자가 아니라, 사랑으로 권면하고 가르치는 공동체가 되도록 본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을 살아가던 바울이었기 때문에, 고린도 교회 성도들에게 자신 있게 자기를 본받으라고 말한 이유이기도 한 것입니다. 성도가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이유는 예수님으로부터 무한한 사랑을 먼저 받았기 때문입니다. 살다 보면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기 마련이고 잘못을 범할 때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형제를 대하는 우리의 모습은 상대방의 잘못을 이야기할 때조차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만 합니다. 우리 안에 계신 예수님이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를 향해 사랑이 없는 지적을 한다면 이는 정죄로 끝이 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랑으로 권면하는 말은 사람을 세우고 살리는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자기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하지만,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는 엄격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리스도 안에서 이러한 모습을 보게 된다면 죄인이 죄인을 나무라는 꼴이 되고 말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고린도 교회 성도들은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대신 자기를 자랑하고 마음이 높아져 있었고, 다른 상대에 대해서는 은근히 무시하고 업신여기며 함부로 대하는 어리석은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바울은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지식으로만 가르치는 스승이 아닌, 마치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으로 훈계하듯, 사랑이 많은 아버지의 마음을 가지고 고린도 교회 성도들을 권면하고 가르쳤던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십자가의 능력을 나타내지 않고 있던 어리석은 자들에게, 바울은 그들의 교만을 사랑으로 지적하면서 말이 아닌 능력을 나타낼 것을 요구하였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말에 있지 않고 능력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으면서 살아가는 자라고 하면서, 그럴듯한 말로만 자신의 종교성을 포장하는 사람이라면 진정한 교회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참된 교회는 핍박 속에서도 믿음을 지키고 사랑과 용서의 삶을 끝까지 살아갑니다. 동시에 고난 속에서도 소망을 잃지 않고 살아갑니다. 이것이 십자가의 능력인 것입니다. 교회는 말로만이 아니라 이러한 십자가의 능력이 삶에 나타나야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복음에 합당한 삶이 되는 것입니다. 복음 곧 십자가는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성도인 우리가 소유한 예수님의 생명은 예수님의 희생을 통한 사랑으로 주어진 선물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이며 성도인 우리는 주님을 본받아서 누군가의 구원을 위해 나를 희생할 줄 아는 십자가 사랑으로 살아가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